실업과 물가지수, 물가와 인플레이션의 상관관계
경제위기라는 상황을 설명할 때 꼭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개념들이 있다.
취업률과 실업률, 그리고 물가상승률 등이 그 개념의 예시다.
올해 실업률에 따라 일자리정책의 방향이 정해지고, 인플레이션 수준에 따라 부동산이나 금융시장의 방향이 바뀐다.
이번 글에서는 실업과 인플레이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목차
1. 실업의 종류
2. 물가지수
3. 물가와 인플레이션
실업의 종류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추고 있지만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상태.
이러한 상태를 우리는 실업이라고 부른다. 실업이 발생하는 원인에 따라 실업의 종류도 여러 가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대가를 받지 못하므로 직장에 들어가지 않는 상황은 자발적 실업이라고 본다. 나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높은 수준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손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을 하려고 하는데도 일자리가 없어서 발생하는 실업은 비자발적 실업으로 분류된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자발적 실업은 마찰적 실업이 존재한다. 반면 비자발적 실업엔 경기적 실업, 기술적 실업, 구조적 실업 등이 있다.
먼저, 마찰적 실업을 살펴보자. 정보가 부족하거나 노동력의 이동이 부족한 등 시장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실업이 마찰적 실업이다. 일례로, 내가 다른 직장으로 이직하기 위해 정보를 알아보는 동안 직장을 관둔다면 이 기간에 발생하는 실업이 마찰적 실업이다. 물론 자발적으로 내가 직장을 그만둔 것이기 때문에 자발적 실업의 한 사례다.
반면 경기가 좋지 못할 때 사회적으로 발생하는 실업을 경기적 실업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이 돈을 쓰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공급도 줄고, 그 공급에 필요한 인력시장도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 경기가 회복하거나 정부가 경기부양책들을 쓰는 과정을 통해 실업이 해결되기도 한다.
또한 전산화나 자동화 등의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경우를 기술적 실업이라고 한다. AI가 대체한 일자리, 로봇이 대체한 일자리를 최근에도 종종 볼 수 있다. 미래에 사라질 일자리의 대부분이 바로 이 기술적 실업에 해당한다. 지하철 티켓을 끊어주는 일자리, 매장에서 주문받는 일자리 등도 기계나 키오스크가 대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경제적 구조가 변화하면서 생겨나는 실업을 구조적 실업이라고 부른다. 석탄을 더 이상 채굴하지 않으면서 광부들이 사라지게 된 게 대표적 사례다.
실업의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우리는 실업률을 계산한다. 이때 우리는 15세 이상 인구를 생산 가능 연령의 기준으로 삼고, 일할 의사가 있는 경제활동인구, 일할 의사가 없는 비경제활동인구를 구분한다. 그래서 15세 이상 인구 중 일할 의사기 있는 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을 경제활동참가율로 본다. 그리고 이 경제활동인구 중 일자리를 실제로 갖고 있는 사람이 취업자, 갖고 있지 못한 사람이 실업자가 된다. 이때 주의할 것은 비경제활동인구와 실업자를 구별하는 일인데 이 둘은 계속 변동하므로 정확하게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의 비중으로 산출된다.
물가지수
물가가 올라서 소비가 위축되고, 물가가 올라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물가가 올라서 살기가 어렵다. 이런 말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도 쓰고, 뉴스에서도 자주 듣는다. 이때 우리가 말하는 물가는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우리가 시장에서 거래하는 재화나 서비스 가격의 평균적 수준을 우리는 물가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물가의 수준을 더욱 객관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만든 지표가 물가지수다. 물가지수는 특정 기준시점에서 특정 재화의 종류와 수량을 두고 표시하는 숫자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소비자물가지수나 생산자물가지수를 사용한다.
최근 미국의 금리정책을 짐작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지수가 생산자물가지수였던 점을 기억한다면, 이 지수가 우리 경제정책 전반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돌아와서,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 품목의 비중에 따라 가중치를 계산해 평균으로 구한 값이다. 반면 생산자물가지수는 상품을 만들어낼 때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작성되는 지수다. 전국에서 거래되는 주요 품목 900여 개의 생산자 판매 가격에 품목 비중 가중치를 계산하여 기준연도 대비 평균값을 구하면 된다.
이러한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문용어로 라스파이레스지수라고 부른다. 라스파이레스지수는 기준시점의 거래량을 기준으로 물가지수를 측정한다.
반면 물가지수에는 파셰지수라는 것도 존재한다. 파셰지수는 GDP 디플레이터가 대표적 예인데, 비교 시점의 거래량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물가와 인플레이션
물가지수를 알아보는 것은, 물가지수가 적정한 수준인지 침체된 수준인지 상승한 수준인지 알아보기 위함이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은 물가 수준이 지속해서 상승해 우리가 거래할 때 사용하는 화폐가치를 떨어뜨리는 상황을 지칭한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시장에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날 때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공급량이 일정한 수준일 때 수요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면, 당연히 거래되는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이 올라간다. 필요로 하는 사람에 비해 제공되는 거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면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날 때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데, 우리는 이걸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전쟁으로 유가가 상승하거나, 특정 원자재의 반감기가 도래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다든지, 최저임금이 급격히 상승해 인건비가 늘어났다든지 하는 상황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이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에 생산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을 설명하는 용어 중 기대인플레이션이란 말이 있다. 말 그대로를 풀어보면, 인플레이션을 기대한다, 라는 뜻이다. 물가상승룰에 대한 주관적인 기대감인 기대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기간은 1년이다. 그리고 인플레이션 전망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일반인과 전문가로 나눠서 관측을 달리한다. 기대인플레이션은 보통 설문조사 형태로 측정하며, 한국은행이 일반인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조사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소비자동향을 파악한다. 한국의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연평균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므로 설문 시 참고로 제공되는 과거 1년의 연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영향을 주게 된다. 반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은 조사시점 근처의 물가상승률과 상대적으로 연관성이 낮게 나타나는 편이다.
물가와 인플레이션을 예상하고, 이를 대응하는 것은 경제전문가 뿐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매우 필요한 일이다. 당장 근로소득을 은행에 저축할 것인지, 펀드에 투자할 것인지, 부동산에 투자할 것인지를 결정할 때 물가 수준과 인플레이션 전망 등의 자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시점에선 같은 돈을 갖고 있는 경제주체들도 인플레이션 전망에 따라 미래에 소득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인플레이션과 물가 수준에 대한 정확한 전망은 정치경제적 이슈와 국제시장의 동향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으니 각 분야에 대한 전문성 있는 글과 뉴스를 챙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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